QuickPress#4 개발

개발자라는 직군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보통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기는 거의 없었다. 물론 개발에 집중하는 시간이 제일 많다. 내 팔자가 그러한지, 아니면 벼랑끝으로 자신을 몰아세워 혹독한 환경을 만드는 내 몹쓸 욕심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항상 그랬다.

지금은 작은 벤처 회사의 개발 디렉터로서 일을 하고 있고 어쩌면 내 개발 연차에 비해서는 가볍지 않은 일을 하고 있음에 분명하고 또, 그에 대한 많은 긴장감,부담감,자신감. 자부심 등등으로 채찍질을 하며 나날을 보낸다.

현재는 서버개발과 아이폰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서버는 크라우드 컴퓨팅 업체의 테스터로 좋은 조건(?)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안정성은 보장이 되는지, 프로덕션을 여기서 낼 수 있는지, 서버호스팅이 좋은지, 장비 구입이 좋은지.
WAS는 glassfish를 쓰기로 했는데 여기서는 클러스터링과 static resource에 대한 관리를 위해 어떤 설정들이 들어가야 하는지, 보통 하는 gate server로 apache를 두어서 해야하는지
DB서버는 분리해야하는데, 성능을 위한 리플리케이션을 mysql에서 어떻게 적용을 해야할지, 디비는 수평분리가 좋을지 수직분리가 좋을지, 백업 정책을 어떻게 잡아나갈 것인지,
서버사이드로직 개발 위한 프레임워크로 요즘 대세인 spring을 쓸 것인지, ORM으로 hibernate, iBatis, 아니면 가볍게 JPA를 쓸 것인지, RESTful API구현을 위해 JAX-RS는 뭐로 할지(jersey), API인증은 OAuth를 적용해야하는지 아니면 service specific auth protocol을 만들어버릴지, 내가 설계하고 있는 API가 진짜 RESTful한지에서부터 클라이언트 입맛대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
클라이언트 사이드(웹)을 할때는, 브라우저 지원은 어디까지 해야하는지, webkit기반은 모두, IE7이상에 모바일 브라우저는 optional,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웍은 jQuery를 쓰기로 했는데 그안에서 어떤어떤 플러그인을 쓸지,
아이폰 개발을 하는데 DB handler로 CoreData를 쓸지 와일드하게 sqlite를 쓸지, IB(Interface Builder)를 쓸지 날코딩을 해서 fully 내손안의 있소이다를 외칠지. 로컬 캐싱은 몇row까지 지원할지, 로깅 포맷은 어떻게 정할지, 추후 버전에서 모델이 바뀔 경우를 대비해야할지, 뷰단을 담당하고 있는 주니어개발자에게 어느 범위까지 개발을 위임할지, 서버및 로컬디비 모듈과 연계를 위해서 내가 직접 하는것이 낫은지 주니어에게 내가 만든 모듈 API를 학습시킬지, 메모리릭 체킹은 어느 시점에 해야할지,
개발자 수는 나까지 3명뿐이지만 TRAC을 쓰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지금 self motivation용도뿐인 이 이슈트래커를 사내개발프로세스에 잘 흡수시킬지, 개발 하면서 보는 기획문서에 적잖이 보이는 수많은 워크플로우나 UX상의 오류나 더 좋은 대안을 찍고 넘어가야하는지 아니면 일단 무아지경으로 개발에만 집중을 해 나갈 것인지. priority에 대한 감이라고는 냉장고에 있는 홍시를 백개정도는 먹어야 찾을 거 같은 기획상의 작업 순서에 대해서 어떻게 설득을 해야할지.
등. 등. 등. 등. 등.

이런 전체적인 뒷고민들이야 어찌됬든 번듯한 애프리케이션과 웹서비스 하나면 만족할 비개발자들에게 이런 고민과 결정에 따른 필요한 인적, 물적 리소스 산정에 대한 당위성은 어떻게 설득을 시켜야 할지.

오늘 전 회사에서 같이 일하던 개발자분의 말로 “날이 선 개발자”(한기술에 정통한)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가는 이 길이 아닐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하지만
generalist->speciallist로의 결정을 하기엔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그리고 정말 날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힘이 아직 부족하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에

힘들지만 달린다.

2개의 답글 to “QuickPress#4 개발”

  1. 위에 나열하신 것 중 가장 힘든 건 ‘비개발자들에게 이런 고민과 결정에 따른 필요한 인적, 물적 리소스 산정에 대한 당위성은 어떻게 설득을 시켜야 할지.’ 인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개발이 진행되면서 요구사항의 잦은 변경은 사람의 피가 어떻게 마를 수 있는지 체험하게 해 주더라고요.ㅎㅎ

    그래서 전 개발을 안 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상일님은 부디 specialist가 되어주세요.^^
    (오랜만의 포스팅이네요. 전 요즘 블로그에 빠져 살 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쁘시니 한번 뵙고 차라도 같이 하자는 말씀을 드리기 힘들군요.)

    • 언젠간 다시 개발일을 다시 하시게 되길~ ㅎ
      요즘 회사일이 정신이 없네요. 조만간 뵜으면 좋겠는데
      이러다가 대인관계 다 끝나겠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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